SAMSUNG JUNIOR ACADEMY

방과후학교

미래교육모델 수업일기 '상상대로'

2019.05.17



STEP 1. “얘들아, 우리 미래수업 한번 해볼까?”



  우리 학교는 대구에 있지만 농사를 짓는 학부모님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도시 인근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이다. 최근에 옥포지구 개발이 시작되면서 각지에서 새 아파트로 전입해 온 학생들이 학교로 오면서 기존 토박이 학생들과 섞이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서 학생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고, 서로를 비난하고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우리 학생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우리 공동체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통해 지금보다 더 성장하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중심으로 우리는 ‘상상대로’ 교사 연구회를 만들었고, 삼성전자 미래교육모델학교에 도전하였다.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고를 내고 면접과 담임교사의 의견을 거쳐 14명의 학생들과 교사3명이 함께 3無(학년, 교과, 교수), 3원칙(보편적, 일상적, 인간적)을 가지고 주소아를 시작하게 되었다.



STEP 2. “왜 일상의 문제를 인식해야 할까?”



  우리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일상의 작은 문제들을 인식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해 우리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LOUD 프로젝트의 취지를 교육하고자 노력해왔고, 이번 미래수업에서도 이러한 취지를 강조하고 싶었다. 다만 이번에는 문제해결 아이디어를 SW와 연관 지어 생각함으로써 그 효력 범위를 더 넓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미치게 하는데 관심을 두었다.
  일상생활 속의 작은 문제인식을 포토다이어리 활동으로 정리하여 온라인 플랫폼에 업로드 하고, 이를 친구와 선후배와 공유하는 것이 4월 미래수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임을 인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학생들에게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쌤, 이런 것도 되나요?”였다. 그리고 학생들은 상상 그이상의 정말 다양한 문제인식을 보여주었다. 그 중 두 가지만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김민정 학생은 불법주정차 문제로 인해 소방차나 구급차가 출동하지 못해 소중한 인명이 다치는 뉴스 보도를 접하면서 이것이 정말 문제라고 인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가에 불법주정차를 하려는 자동차에 경고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고 발표했다.
박현민 학생은 무단횡단 사망 사고 보다 횡단보도 사망 사고가 약 3배 가까이 많다는 통계자료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우리학교 교문 앞에 설치되어 있는 횡단보도를 다시 보게 되었고, 많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거나 친구와 수다를 떠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횡단보도 쪽으로 슬금슬금 걸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문제인식을 느껴 횡단보도 앞 안전 설치봉에 센서를 장착해 무심코 도로 쪽으로 걸어가는 보행자의 안전을 보호하고 싶다는 생각을 발표했다.



STEP 3. “메이키메이키에서 마이크로비트까지... 우리는 어디로?”



  학생들이 내 놓은 문제해결 아이디어를 SW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고 실습하는데 중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 첫 번째 작업으로 우리는 피지컬 컴퓨팅을 생각했고, 이왕 배워야 할 피지컬 컴퓨팅을 학생들이 조금 더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아이템들을 고민해 보았다. 그 결과로 선정된 것이 ‘메이키메이키’와 ‘마이크로 비트’였다.
우선 메이키메이키는 전도성을 가지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을 활용하여 키보드와 마우스로 대체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간단한 아이템이다. 고무찰흙, 젤리, 바나나와 같은 과일, 사람과 사람, 전도성 펜 등을 통해 메이키메이키의 사용법을 실습하였으며, 이후에는 A, B, C 각 그룹별로 메이키메이키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재미있는 아이템들을 설계해 보게 했다. 그리고 이 설계도를 활용해 학생들이 생각한 아이템들을 실제로 구현하게 해 보았다. 그 결과 학생들은 펌프 게임기 만들기, 손으로 하는 게임이 아님 발로 캐릭터를 조작하는 풋게임, 젤리 리듬 악기 만들기 등을 구현하였다.
메이키메이키로 피지컬 컴퓨팅에 입문했다면 다음으로는 마이크로 비트를 활용한 피지컬 컴퓨팅에 도전해 보았다. 마이크로 비트는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피지컬 컴퓨팅 도구 중에서도 사용방법이 간단하고, 나침반 센서, 온도 센서, 가속도 센서 등을 내장하고 있어 추가로 부품을 연결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블루투스 통신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IoT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자바 스크립트 기반으로 만들어진 블록 에디터 프로그래밍을 지원할 수 있어, 다른 도구에 비해 간단하면서도 쉽고 섬세하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활동들을 통해 학생들이 피지컬 컴퓨팅에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만큼이나, 우리는 학생들이 3~4월에 가졌던 일상의 문제인식들을 좀 더 구체화하고 실현가능한 문제해결 아이디어들로 만들어가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STEP 4. “쌤, 스마트 지팡이 이거 있어요?”



  6월 미래수업의 핵심은 1학기 활동 결과 발표회라 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발표회’에서 공유할 문제해결 탐구 보고서를 각 그룹별로 작성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먼저 A, B, C 각 그룹별로 지도교사 1명씩이 매칭되었다. 이 보고서 작성을 통해 우리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문제인식과 해결 아이디어 탐색을 보다 정교히 하고, 논리적 오류는 없는지, 이미 출시되어 있는 상품은 없는지 등을 총괄적으로 점검하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학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쌤, 이거 있어요?”였다. C그룹의 경우, 시각장애인들의 제2의 눈이라 할 수 있는 점자보도블록이 파손되거나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 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시각장애인들이 외출시에 꼭 휴대하는 지팡이가 장애물 인식은 물론이고 목적지까지의 네비게이션 기능까지도 갖춘 ‘스마트 지팡이’ 제작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특허권을 살펴보던 도중에 이미 우리가 생각했던 형태와 매우 유사한 스마트 지팡이가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제품은 한번 충전 시 4시간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파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우리의 새로운 질문과 아이디어들이 생성되기 시작했고, 학생들은 보고서의 밑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STEP 5. “쌤, 우리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학생들의 최종 보고서는 교사들의 아이디어 하나로 그룹별 보고서가 아닌 개별 보고서 제출로 탈바꿈했다. 학생들은 온몸으로 “헐~~”을 외치기 시작했다.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질적으로 다른 문제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내가 이러 저러한 생각을 했고, 친구들과 그 생각을 공유하고 서루 얼마나 같고 다른지를 깨닫는 계기가 되기를, 나아가 누군가의 말이 더 논리적으로 와 닿는 이유가 무엇인지 배우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했다.
  이번 학기 미래수업을 마무리하는 성찰의 시간, 세 가지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1. 미래수업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인가?
 2. 이번 학기 미래수업을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했는가?
 3. 내가 칭찬하고 싶은 친구와 그 친구에게서 배우거나 느낀 점은 무엇인가?
 이 성찰의 시간에 가장 많이 나온 말은 바로 이것이었다. “쌤, 우리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학생들의 수줍은 고백에 교사들은 “우리가 연구공동체로 함께 알아가는 즐거움과 또 너희가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허락해줘서 고맙다”라고 화답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남은 과제들이 많다. 오늘의 아이디어들을 시제품으로 구현도 해야 하고, 정보소양이 부족한 우리 학생들의 피지컬 컴퓨팅 능력도 높여야 하고,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 길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만들어 나갈 길이 어떤 모습인지 지금 당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길을 열심히 걸어가 그 길 끝에 서 있을 우리를 위해 2학기에도 힘을 내보려고 한다.